
오늘은 어제의 아소산에 이어서 소보산(祖母山)에 오르기로 합니다.
소보산은 오이타현, 구마모토현, 미야자키현에 걸쳐서 위치한 산으로, 산세가 험하여 연간 몇명씩 조난 당하기도 한다는 곳입니다.
이 아줌마를 출장 보내면서 저희 남편은 아이 사진을 꼭 쥐어주며 말했죠. 살아서 다시보자고!
그 땐 몰랐습니다. 소보산이 어떤 산인지.......
무식해서 용감한 아줌마의 산행기 2 가 곧 시작됩니다~~!!! 두둥~~!!!
소보산에는 10여개의 등산루트가 있다고 합니다. 저희 팀은 오비라 (尾平)에서 시작하는 루트로 정했습니다. 먼저, 대장에 산행에 참가하는 사람들의 명단과 연락처를 적습니다. 앞에서도 말했듯이 이 산은 연간 몇명씩 조난 당하는 산.... 이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주세요~
초입 부분의 등산로입니다. 앞으로 저기 저 산에 가야한다니... 이 아줌마도 할 수 있을까? 심히 걱정됩니다 -.-;;
불과 30여년 밖에 살지 않았지만, 산은 인생과도 같다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.
오르막이 있으면 반드시 내리막길이 있고, 열심히 부지런히 목표만 바라보고 걸어야만 정상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. 처음가는 길이라 두렵고 떨리지만, 그 길을 안내해주는 인생의 선배들이 있기 때문에 안심하며 갈 수 있습니다. 그리고, 잠시 휴식과 산에서 맛보는 도시락은 꿀맛입니다. 때로는 미끄러지고, 엎어지기도 합니다. 아무나 볼 수 없는 광경에 감탄사를 연발하기도 합니다. 겨우 8시간의 산행 동안 여러 생각을 해봅니다.
뒤에 보이는 六合目이라는 글자 보이세요?
일본 산에는 정상을 十合目이라고 보면 중간 지점을 五合目이라는 표시를 두어, 내가 얼만큼 올라왔는지 얼만큼 더 가야하는지를 알 수 있게 해주는 표시가 있습니다. 산의 높이에 따라 合目의 위치는 달라집니다~
우마노세(馬の背)를 배경으로 한 컷~!!
소보산 구합목 고야 아케보노산장( 祖母山九合目小屋あけぼの山荘)
이곳 산장은 35명 수용 가능하며, 취사는 각자 해결해야 하고, 모포는 대여 가능(80장) 합니다. 숙박료는 5월에서 9월은 2000엔, 그 외의 달은 2300엔입니다. 화장실도 사용 가능하며 100엔 유료 입니다. 산장 근처 1분 거리에 물 뜨는 곳이 있습니다. 연중 만실인 경우가 거의 없다고 하니, 1박을 하여 여유를 가지고 산행을 하는 것도 좋을 것 같습니다.
산장을 지나고 조금 더 가니, 정상에 도착하였습니다.
소보산의 정상은 이 산이 모시고 있는 신의 석사가 있습니다. 좀 독특하죠?
산 이름 자체도 특이한데, 소보산(祖母山) 곧 할머니산?!
진무천황(神武天皇)의 할머니인 토요타마히메(豊玉姬)를 모시고 있어서 소보산이라는 이름이 붙여졌다고 해요.
정상을 찍고 내려가는 길은 매우 가파릅니다. 그래도 사진을 열심히 찍고 계시는 프로가 계십니다. 그 뒷모습을 가만히 담아봅니다 ^^;;
열심히 내려가다가 갑자기 오르막길을 만납니다. 이럴 때 제일 힘이 빠진다고 하더군요. 저도 힘이 빠진 사람 중 한명 >.< 누구한테 업고 가라고 할 수도 없고, 죽을 맛입니다.
그렇게 그렇게 몇 번이고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 내려왔습니다. 내려오는 길에는 사진이 거의 없습니다 ^^;; 사진 찍을 맛도 기운도 안나더군요...
게다가 아소산 등산 때부터 문제였던 발목과 엄지 발톱이 아예 잘라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했답니다. 한없이 '내가 이 산에 왜 왔을까?' 를 자문하며, 결국엔 주저앉아버렸습니다.
갑자기 눈물이 쏟아지면서 서러워지기 시작했습니다. 다시는 소보산에 오나 봐라!
일행의 배려와 격려 덕분에 다시 걷기 시작합니다. 저 때문에 이미 꽤 많은 시간을 지체한 걸요....!! 힘내자~~!! 아이를 낳기위해 13시간 진통했는데, 이깟 거 못하랴~~!!
그렇게 힘들어 하다가도 전나무 사이를 뚫고 지나간 나무를 보라고 일행이 외치자, 얼른 또 카메라를 꺼내듭니다. 여러분께 소보산의 모습을 전하고자 하는 저의 의지가 느껴지시나요? ^^;
그리고, 조금 더 내려가니 계곡입니다. 물의 방향대로 내려가면 도착지점이라고 하니, 다시 힘이 납니다.
그 날 밤, 일행과 함께 늦은 저녁 식사와 맥주 한잔에 피로도 깨끗이 씻어졌습니다. 소보산 다시는 안가겠다고 하더니 내려오자 마자 또 소보산이 그립습니다~
모두들 이렇게 산에 빠져든다고 하더군요♡
아줌마도 다녀온 소보산, 한국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소보산...
5월말에서 6월 중순 경에는 철쭉이 장관을 이룬다고 합니다.
산을 사랑하시는 여러분의 방문을 기다리고 있습니다. (^^)/
여러분의 코멘트
하하하
다시 세상 속으로 돌아가신것을 축하드립니다.글솜씨가 저를 훨씬 능가하는군요. 제자신이 창피 합니다.
그래도 산행 할때는 후회도 많고 다시는 오지 말아야지 하면선 산행을 하지요. 그렇지만 내려 오면 다음에 또 가야지 하는게 산이지요. 이유미씨! 올해안에 규슈에 있는 백명산을 다 뛰셔야지요. 그래야 규슈의 산들을 선전 할 수 있지요. 화이팅. 아! 나중에 야쿠시마 미야노우라다케를 가게 된다면 같이 동행 하죠. 비싼 호텔 숙박이 아니라 산장에서 숙박하면 최고죠. 화이토!
우제붕님/소보산에서 살아돌아와서 맛본 맥주맛은 정말로 최고였습니다! 山은 나를 반겨주었지만, 제가 山을 다 느끼지 못하고 온 것이 아쉽습니다. 그래서 다음달에 다시 다녀오겠습니다 ^^ 야쿠시마~~ 약속 하셨습니다요! 미야노우라다케의 산장에서 하룻밤.. 기대됩니다.
산정상에서 먹는 오니기리는 정말 아무것도 안들어도 넘넘 맛있다는^^수고하셨어요~ 저까지 등산한 기분이 들어요^^
문혜림님/정상에서 맛보는 도시락은 정말 꿀맛이죠~!! 다음엔 글만에서 등산이 아니라 실제로 소보산을 정복해주세요~!!
안녕하세요.
오늘에야 이 블로그를 알게되어 들러봤더니
따뜻한 느낌이 들어서 참 좋네요.아는 분도 보이고요.야쿠시마에 가시게 되면 저한테도 연락주세요.산장도 운치가 있지만 전망좋은 호텔에서의 숙박경험도 할 수 있다면 좋은 추억의 한 장이 되겠죠.
조현제님 / 블로그까지 찾아와주시고 감사합니다. 따뜻한 규슈에 있어서 그런가봐요. 앞으로 자주 찾아와 주세요. 야쿠시마 이와사키 호텔에서 1박 꿈에 그리고 있답니다. 일본 100명산의 마지막 점을 야쿠시마에서 찍고 싶어서요 ^^;; 갈 때 꼭 연락 드리겠습니다. 취재 협조 부탁드립니다~~!!